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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여운

함께 나이들어 간다는 것

여기 저기 애용하는 자리들을 다-행복이라에게 내주고 창쪽 아래 구석 자리에 앉아

열심히 그루밍을 하는 다소..

 

내가 한참을 바라보다 사진을 찍자..

그 소리에 고개를 들어 뭘 그런 걸 찍냐는 듯..

 

이런 초롱한 눈망울을 보면 여전히 귀엽고..

난 뭔가 모르게 안심이 되곤 한다.

 

그럼에도.. 다소가 나이든 것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은..

자는 시간이 늘었다는 것..

 

고양이들이 잠이 많은 동물인 것을 알고 있지만..

이전보다 훨씬 깨어있는 시간이 줄었다.

 

그리고 잘 때마저 단아하게 자던 다소가..

 

이렇게 퍼져 잠든다는 것..

 

사진 찍는 소리에 잠은 깨었지만..

얼른 수습이 안 돼.. 저 뽀족 나온 혀와 찌그러진 눈을 어쩔...(지못미 다소~~ㅎ)

 

대충 수습하고 다시 이내 잠에 취해든다..

 

이렇게 곤하게 잠들어 있는 다소를 보다 보면..

이제 4년차 다-행복이라가 잠든 모습을 바라보는 때와는 다른 느낌이 든다.

 

서로가 젊었을 때..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가파른 감정의 굴곡을 타며.. 

서로 부딪치기도 하던..

그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기도 하고..

 

어쩐지 가슴에 아릿함이 번지기도 한다.

 

내가 바라보는 기색을 느끼곤 게슴츠레 눈을 뜬 다소..

서로 한참을 묵묵히 바라본다.

 

말이 없어도 서로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알고 있는 듯한 그런 느낌..

 

함께 나이들어 간다는 것은 이런 건가 보다.

그저 조용히 눈빛을 나누다..

말없이 고개 한번 끄덕여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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