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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여운

다라의 방광염 투병기

고양이 방광염은 한 번 걸리면 재발이 잦은 병으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그걸 대수롭지 않게 여겨 우리 막내 다라가 고생을 했다.

 

2016년 9월 19일 다라가 화장실에 들어간 지가 오래인데 나오질 않는다. 가서 보니 아니나다를까 자세를 잡고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 나오고 나서 보니 소변 자국이 500원짜리 동전 크기 정도.(두께는 살짝 두껍게) 방광염이 의심이 됐다. 일단 강의에 나가야 할 시간이라 물을 좀 먹이고 다녀왔다.

 

2016년 9월 20일 로얄캐닌 유리너리 사료를 주문했다. 물을 먹이면서 하루만 지켜보고 나아지지 않으면 병원에 가야겠다고 생각. 다행히 하루 만에 평소 상태로 돌아왔다.

 

2016년 9월 23일 유리너리 사료 도착. 사료를 그냥 따로도 주고, 갈아서도 먹이기 시작. 물은 하루 150cc 정도.

 

이후 괜찮아진 듯해 물을 조금씩 줄여가서 100cc 정도까지 내려갔다.

 

2016년 10월 5일 그 사이 괜찮은 듯해서 이날은 물을 아침에 30cc 먹인 게 다였다. 강의 끝나고 일이 있어 늦게 집에 들어와 너무 힘들어 저녁에 다이만 먹이고 다라는 건너 뛴 것이다. 이 한순간의 방심이 다라를 그렇게 힘들게 할 줄이야...ㅠㅠ

 

 

2016년 10월 6일 또 화장실에 가서 오래 머문다. 이날은 상태가 이전보다 더 심각했다. 오줌이 그냥 방울방울 정도. 화장실 가는 횟수가 그만큼 빈번하다. 베게 이불 등에 오줌을 눔.(고양이가 방광염에 걸렸을 때는 화장실 때문에 그렇게 아픈 거라고 생각하여 다른 곳에 소변을 누기도 한다고 함. 이날 하루 그러고 이후 이런 증상 없음.) 화장실에 오가는 것이 힘든 것인지 변기를 둔 베란다에 머물거나 변기 안에 쭈그리고 앉아 있기도 한다.

 

2016년 10월 7일 새벽에 살짝 혈뇨가 보임.(혈뇨라고 해서 붉은 색이 아니라 소변에 핑크빛이 감도는 정도임) 오전 10시 병원행. 초음파 검사와 엑스레이 촬영. 진단 결과 결석까지는 아니고 결석 유발 물질이 있다고 한다. 엑스레이 사진에 실줄기 같은 것이 희미하게 나타나 있다. 다행히 신장을 포함하여 다른 장기는 깨끗하단다. 일주일 약을 처방. 저녁부터 약 투여. 이후 소변에서 핑크빛이 사라졌다. 여전히 방울방울 정도로 횟수 빈번. 물은 150cc를 시간마다 조금씩 나누어 급여.

 

2016년 10월 8일 소변이 조금씩 커져서 저녁 때 정도는 메추리알 정도로 커졌다. 물 주는 시간을 1시간 30분 간격으로 늘였다.

 

2016년 10월 10일 소변이 500원 동전 크기만큼 커졌다. 물 주는 시간을 2시간 간격으로 늘였다.(강의 나가 있는 시간 제외)

 

2016년 10월 11일 소변이 평소 감자 크기로 되돌아 왔다.

 

2016년 10월 14일 약은 다 먹였다. 물은 약 120cc를 하루 네 번에 걸쳐 나누어 주었다.

 

이후 오늘까지 오줌 크기가 평소와 다름 없다.

 

지난 주말에 어머니 생신이 있어서 시골 다녀왔는데, 그 사이 재발하면 어쩌나 염려가 되었는데 다행히 아직까지 아무 이상이 없다.

 

현재 유리너리 사료는 하루 30g 정도씩 먹이고, 나머지는 그냥 사료를 다라가 알아서 먹는다.

병원에서는 다 나아도 처방 사료를 계속 먹이라고 하는데..

방광염 처방 사료는 신장 처방 사료와 달리 염분기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것은 생각해볼 문제인 듯..

 

물은 100cc 정도를 네 번에 걸쳐 나누어 먹인다.

 

체중은 5.4Kg에서 5.5Kg을 오간다. 병원에서는 체중이 방광염 발병의 중요 원인이라고 체중을 줄여주라고 한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찐 게 아니고 이 체중을 유지한 지가 2년 정도라서 내 생각에는 체중 때문에 그런 거 같지는 않다. 올 여름을 지내면서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쌓인 것이 원인이 아니었을까. 그러다 추석 때 내가 집을 비운 것도 스트레스가 되었지 싶다.

 

최근 내 몸 상태 역시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이어서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 때가 있었다. 다른 때 같으면 퍼져 있을 법도 하건만, 다이와 다라 처방식과 물을 먹이기 위해 몸을 일으킨다. 일단 몸을 일으키면 어떻게든 움직이게 된다. 그러니 어쩌면 다이와 다라에게 고맙다고 해야 할 상황.ㅎ

 

 

<10월 7일 다라 약 처방>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고 변기 옆에 쭈그리고 있는 다라..ㅠ>

 

 

<변기 주변에서 서성서성>

 

 

<거기에서도 나한테 쓰담하라고 냥냥>

 

 

<결국 화장실 베란다에서 내 무릎에 앉아 배 쓰담 받는 다라>

 

 

우리 다라.. 많이 힘들었지?

 

앞으로 아무리 힘들어도 너 물 주는 거 게으름 피우지 않을게~

 

재발하지 말고 건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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