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의 여운

얼른 좀 나오라옹~

바보현자 2014. 7. 4. 17:26

묘생 8년 4개월째 살고 있는 우리 다람이..

 

 

 

아직도 조 분홍빛 젤리와 뱃살을 유지하는...므흣~

 

어미 품에서 떨어지고 삐쩍 마른 채 길거리를 배회하다..

로드킬 당할 뻔하기도 했으나..

집사 눈에 띄어 구사일생 목숨을 건지고..

다씨네에 둘째로 들어와 8년 2개월째 동거중인 턱시도이다.

 

 

 

 

 

 

 

 

 

 

겁도 많고..순하디 순한 다람이는..

다~행복이라  다른 아깽이들에게는 너그러운 편인데

유독 다복이에게만 까칠하게 굴었었다.

그러다 요즘에는 다시 다복이에게도 그리 까칠하게 굴지는 않는다.

 

그런데 최근에는 첫째 다소가 다행이에게 까칠하게 구는 편이다.

하악질도 많이 하고(원래 하악질 대장이기도 하지만).. 한대씩 쥐어박기도 한다.

 

왜 그러는 것일까.. 섣불리 단정짓지 않고 지켜보기로 했다.

 

결론은...

다소와 다람이의 특별한 자매 사랑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다복이는 처음부터 다소에게 들이대는 편이었는데..

이것을 다소가 좀 귀찮아했었다.

다람이의 눈에 그런 것이 포착되면서 다람이가 다복이에게 까칠하게 대했었는데..

최근 들어 다복이가 다소에게 들이대지 않으면서 다시 너그러워진 듯...

 

다행이는 유난히 다람이의 곁을 파고드는 편이었다..

다람이도 그것을 딱히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그런데 다행이의 덩치가 커지면서 다람이가 이것을 좀 버거워하는 장면이 목격되곤 했다.

다소가 이것을 마땅찮게 본 모양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소가 다행이에게 까칠하게 구는 듯하다.

 

다소와 다람이 둘 다 자신들을 귀찮게 하는 아깽이들은 그냥그냥 넘기면서도

그것들은 눈에 거슬렸던 것일까?

 

하기사...

다소와 다람이는 7년 넘게 둘이 붙어지내면서

특별한 자매애를 형성해온 냥이들이다.

 

 

 

 

<예전 사진> 한 몸처럼 붙어있던 다소와 다람이..

 

 

아깽이들이 생기고 예전처럼 붙어지내는 모습을 많이 볼 수는 없지만

지금도 가끔 둘의 지극한 자매애를 볼 수 있다.

내가 가끔 다소를 혼내는 시늉이라도 할라치면

다람이가 바람같이 나타나 그러지 말라는 듯.. 나를 빤히 쳐다보며 곁을 배회한다.

다소도 마찬가지...

 

나이들도 많은데, 부산스러운 아깽이들 속에 있는 것이 힘들기도 할 거 같고..

또 나이든 냥이들에게는 편하게 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서..

 

11살 다소와, 9살 다람이를 위해

이 둘이 잠깐씩이라도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기로 했다.

 

침실 하나에 둘만 있도록 잠깐씩 문을 닫아두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화장실 둘 공간이었다.

그 침실쪽의 베란다는 창고처럼 쓰는 곳인데다가.. 문이 아니라 창을 넘나들어야 했다.

그래도 일단.. 이사할 때 들어온 화장지 꾸러미들을 계단처럼 쓸 수 있게 한 뒤 그곳에 화장실을 두었다. 

 

처음 염려와는 다르게 다소도 다람이도 잘 이용을 한다.

그래도 어쨌든.. 그곳 물건들을 좀 정리하고 오르내리도록 보강을 해야 할 듯...

 

 

 

다소가 화장실엘 갔는데 다람이도 가고 싶은지 앞에서 기다린다.

 

 

그런데.. 우리 다소.. 무슨 생각인지.. 나오질 않는다.

 

5분이 지나고.. 10분이 지나고..ㅎ

 

 

힝~ 언냐가 안 나온다냥~~

 

 

빨리 나오라고 좀 해 보라냥~~

 

첫날은 몇 시간 동안 둘이 들어앉아 쉬고 나서 문을 열어달라고 하더니..

오늘은 들어간 지 얼마 안 되어 나왔다.

 

다소야~ 다람아~ 조용히 쉬고 싶을 땐 말해~~

아깽이들 접근 못 하도록 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