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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여운

천둥 번개에 놀란 다행이..

예년 같으면 지금 한창 우기인데...

올해 이곳 원주는 여름 가뭄이 심하다.

지난 해는 너무 많이 와서 내 일터까지 산사태로 인해 물난리도 났었는데..

올해는 또 너무 안 와서 농작물들의 피해가 우려된단다.

 

너무 많아도 탈, 너무 적어도 탈...

 

오늘 새벽엔 다행히.. 비가 한둘금 지나갔다.

천둥 번개를 동반해서...

 

 

 

 

 

 

 

 

 

 

 

 

 

 

 

우리 다씨냥들 천둥 번개에 놀라 다들 자다가 일어나 두리번~두리번~

그 중에서도 제일 겁이 많은 다행이는 눈을 왕방울 만하게 뜨고 벌떡 일어나 앉았다.

 

무서워하지 말라고 달래니.. 식빵 굽는 자세로 앉긴 했는데.. 여전히 눈동자에 놀란 빛이 한가득...

 

그 모습마저 한편으로는 귀여우면서도...

얼마나 놀랐으면..싶어 짠하기도 했다.

 

이리 겁 많은 고양이들인데...

놀랄 것 천지인 밖에서 살아가느라 심장을 졸이고 있을 냥이들이 생각나 또 가슴이 아리고...

 

비는 와야겠지만...

길냥이들은 이 비를 또 어디에서 피하고 있을까...

저 천둥 번개에 얼마나 놀랐을까...

 

야생성이 강한 존재들은 그래도 좀 덜하겠지만..

사람 손에 길들여졌다 유기된 애들은 하루하루가 얼마나 살얼음판 같을지...

 

천둥 번개에 놀란 다행이를 보면서..

반가운 비임에도 마냥 흐뭇하게 빗소리를 들을 수만은 없는 새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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