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진 자리에 점점이 찍힌 고양이 발자국...
그새 또 누군가 다녀간 모양이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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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되도록 길냥들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밥 주는 시간도 일정치 않게 나가는데도...
때때로 길냥들과 마주치곤 한다.
몇 달 전 새롭게 나타난 녀석..
하얀 털에 오드아이다!
두 귀가 멀쩡해도 길생활은 어려울 텐데...
오드아이는.. 파란 눈쪽의 귀가 안 들리는 경우가 더 많다지...
그나마 양지바른 눈녹은 곳에 웅크리고 해바라기를 하던 녀석..
내가 가면 멀찌감치 갔다가 밥만 먹고 가는 녀석인데...
저 자리를 뜨기 싫었던 걸까...
내가 가까이 다가가도
오늘은 달아나지 않는다.
오드아이를 키우고 싶어하는 이들이 있으니... 주변인들에게 말이나 건네볼까...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사진 몇 장 찍으려 하니..
이 녀석.. 먼저 나에게 눈인사를 건넨다.
나는 순간 당황해서 얼른 시선을 외면하고 종종걸음으로 그 자리를 뜨고 말았다.
바깥냥 바람막이 하나 더 만들어서 놓아두고 들어오는 길...
아파트 담장 너머로 붉은 해가 떨어진다...
쓸쓸한 오드아이의 뒷모습을 애써 지우며...
난 속으로 주억거린다...
내게 다가오지 말거라...
난 너에게 정도 맘도 주지 않을란다...
그저 한끼 밥이나 줄 테니..
배나 곯지 말고...
긴긴 겨울밤... 부디 잘 견디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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