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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의 여운

다씨냥들의 여름밤

 

불을 끄고 TV를 좀 보고 있으니..

곁에 와서 다복이가 놀아달라고 눈빛 발사하며 뱅글거리다..

 

내가 모른 척하자 저렇게 한참을 누워 있기에..

불을 켜고 곁에 있던 줄자를 던져 주며 놀았다.

그러다..

장난끼가 발동해서.. 다복이 목에 둘러주자.. 처음엔 귀 빠직~

 

곁에 누워 있던 다이는 놀란 눈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이내 이게 뭔가 바라 보더니..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앞발을 한번 싸악싹 씻고는..

 

고개를 빳빳이 든다.

"나 어떠냐옹~ 모델 같지 않냐옹~"

 

"난 분위기도 있고..."

 

"요로코롬 잘 생겨서.. 뭘 걸쳐도 그냥 패션이 된다냥~"

그러고는 줄자를 뺄 생각도 안 하고.. 고개를 요리조리 돌리며 폼을 잡는다.

 

폼을 있는 대로 잡긴 했지만.. 좀 불편했는지 저렇게 가서 앉기에..

내가 줄자를 빼주려다..

 

귀에 턱 걸치고 말았다.

그 모습이 맹구 같아서.. 내가 웃음을 터뜨리자..

 

장난 치지 말고 빼라며.. 인상을 찌푸린다.

 

야~ 넌 뭘 걸쳐도 폼이 난다며~

 

"그래도 그렇지 이건 쫌~ㅡ.ㅡ"

 

내가 웃은 이유를 알기라도 하듯.. 맹구 같은 얼굴로 인상을 팍 구긴다!

 

알았어~ 빼주면 되잖아..

그러고도 조금 지체를 하면서 그 모습을 감상하고 있자..

 

곁에 있던 다행이가 그만 냉큼 물어간다.

 

그러자.. 다복인 왠지 허탈한 듯..

 

다행인 그걸 물고 뜯으며 논다.

 

그걸 보던 다복이.. 다행이 곁으로 가서는 왜 가져갔냐며 항의를...ㅎ

 

싫다는 것 빼준 것뿐이라는 다행이에게..

 

다복인.. 지롤지롤~~

 

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지고..

 

멱살잡이 일촉즉발..

그때 다소 등장..

 

다복인 냉큼 꽁무니를 빼고..

다행인 다소에게 정황 설명을 한다.

 

소파 위에서 이걸 보고 있던 다이..

줄자 하나 가지고 저게 무슨 짓이냐며..

 

자긴 손이나 씻겠단다.

 

야~ 넌 남말하지 말고.. 아프지나 말어~

 

집사가 한마디 던지자.. 째려본다.

 

아냐~ 그래도 얼른 나아서 이뻐~

 

그러자 금세 표정이 부드러워지는 다이..

 

자기 이제 다 나았다고..

 

눈빛도 이렇게 초롱초롱해지지 않았냐고..

 

다이야~ 염려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는 드려야지~

 

"황금가지 이모야를 비롯해서

제 건강 염려해주신 이모..삼촌..언니..오빠야들.. 고맙습니다옹~~~

이제 아프지 않고 똥꼬발랄 재미나게 놀겠습니다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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